이야기와 재료에 생명을 불어넣는 삽화가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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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삽화가 김윤정 입니다.


지금 하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지금 주로 하는 일은 어린이 책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잡지 삽화와 개인 작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책 작업을 하신다는게 흥미로운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선배님들이 저보고 “할래?” 라고 말씀하셔서 시작한건데요. 10년 전에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랑 삽화랑 동시에 작업하는게 인기였어요. 대교, 한솔, 삼성에서 많은 요청이 있었지요. 그러고보니 임직원 교육 작업물부터 대한교과서 삽화 작업도 많이 했네요. 거의 20년 가까이 어린이책이랑 잡지에 들어가는 삽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기억 하실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엠파스’라는 곳에서 일러스트 파트를 총괄로 맡아 작업했어요. 당시 온라인 일러스트 작업을 하다가 돌연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석사 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듣다 보니 온라인 작업을 예전에 더 많이 하셨네요?

네, 그때 당시에는 인터넷 벤처기업을 밀어주는 시대여서 온라인 작업을 많이 했어요. 특히, 교육 관련 출판사분들과 일을 많이 했었네요.



교육 쪽 일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관련 분야 지식도 많이 알아야할텐데 힘들지 않으셨어요? 

저는 공부하면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스케치하고 계속 담당자분께 여쭤보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서 아직도 제게 이 일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일을 오래하고 싶은 생각이예요. 최근에는 컴퓨터 작업만 하다 보면 디지털 작업이 프린트로 나올 때 느껴지는 이질감을 해결하고 싶어서, 먼저 종이로 재질을 만든 다음에 디지털 스캔을 받아 인쇄물에 대한 질감 표현을 풍부하게 작업해보았어요. 



그 작업 물을 <휴식 전> 이름으로 전시를 해보았고요. 작품 중 몇개는 지인들께 제가 편지로 만들어 드렸는데요. 액자에 담아 카페에 그림처럼 두시는 분도 계시고, 제가 이런 그림을 그릴 줄 아냐고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서 좋았다라고 말씀주시니 참 고맙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작년에 밍글프로젝트도 참여 하셨잖아요. (하하)

네 맞아요. 그 때 콜라주로 포스트잇에 작업했었네요!





작가님은 본업과 외부 프로젝트에 경계를 두시나요?

저는 따로 두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결과를 볼 때는 다르다고요. 제가 원하는대로 그림을 그리면 어린이 책 그림을 그릴 수가 없어요. 구분이 많이 지어지고 그래서 <휴식 전>(올 여름, 다몽이라는 보이차 카페에서 열린 탐씨 작가의 전시)을 했을 때 "탐씨가 이런 스타일의 그림도 그릴 수 있구나" 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저의 스타일을 더 보여주는 작업을 많이 해보려고해요. 



그림책도 만드셨다고요? 

네, <꽃물그릇 울퉁이 : 이야기 동시조> 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제가 쓰고 그린 어린이 책이예요. 특징이라고 한다면 글이 동시조로 되어있어요. 우리나라에 운율이 살아있는 시조로 쓰여져 있는 동화책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운율이 살아있는 시조로 글을 써보고, 동시에 종이의 질감을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한 인쇄 작업을 처음 시도해본 책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글은 ‘잊혀진 우리말’을 넣었는데요. 아버지가 국어 선생님 이시다 보니 영향을 받아서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배워야하는 언어를 모두 넣었어요. 그렇게 시조를 쓰고 나니 여러분야에서 시조에 대한 관심이 올라오고 있어 좋아요. 향 후에는 여기에 소개된 캐릭터로 웹툰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지난 20년동안 그림과 함께 살아오셨네요. 

네, 그래서 요즘엔 혹시 제가 나 좋다고 그림을 쥐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하고 그래요. 수익적인 고민은 아니고 앞으로도 열심히 그림은 그릴건데 조금 방향을 바꾸려고요. 어린이 책 작업 뿐 아니라 저만의 작업에 대한 방향성까지 더 고민하고자 해요. 


현실적으로 남의 기획과 글을 가지고 그림으로 설명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는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삽화가를 전문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스스로 조금씩 방향과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예요.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는 고민을 더 해야할 것 같아요.



일러스레이터는 진짜 다양해지고 많아지고 일반인들도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나만 할 수 있는거야” 라는 것이 많았다면 요즘엔 삽화를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고.. “꼭 장인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을 조금 바꾸어가고 있어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그림 아니더라도 해보고 싶은게 있으세요? 

저 한복 만들기를 해보고 싶어요.


왜요?  

제가 입으려고요. 하하! 그리고 다이브인과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다이브인에서 만든 차향 향수를 좋아해서 차향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나중에 제가 향을 배워서 내 그림을 그려서 향수를 런칭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병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요. 향수 다 쓰고 남은 병이 아까우니 다 쓴 다음에 병에다가 꼴라주 작업도 하면서요.



최근에 제게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업사이클 아트로 풀어달라는 요청이 많이 와요. 버려지는 종이를 다시 쓸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서 그림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일이 들어와서 이쪽으로 방향 잡고 가야하나 생각도 들어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해봐야할 것 같아요.